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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혐오’는 여성에 대한 반여성적인 편견을 의미합니다. 오랫동안 본교는 한국 여성혐오의 대상이 되어 왔습니다. 대중이 남녀평등에 익숙해지기 전에 이대생들이 남성들의 전유물이던 고등교육을 받은 여성의 대표로 인식되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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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뉴스위크’ 아시아판은 표지에 이화여대 전경을 ‘돈의 노예 : 이대생’이라는 제목과 함께 담았습니다. 90년대 한국의 과소비 풍조를 비판하기 위해 이대생을 대표 이미지로 선정한 것입니다. 사실 사진의 잘 차려입은 본교 학생들은 졸업 앨범 촬영을 위해 정장을 입은 것이었습니다. 이 이후에도 영화와 드라마 등 대중매체의 이대생에 대한 편견은 계속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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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15년이 지난 올해 7월, 서강대, 연세대, 이화여대학생들의 온라인 커뮤니티 ‘타임테이블’의 관리자는 어플리케이션의 중단을 갑작스럽게 알렸습니다. 자유게시판인 ‘놀이터’에서 난무하는 비방과 욕설이 그 이유였습니다. 2006년부터 올해까지, 해당 게시판에서는 타대 남학생들의 이대생을 향한 조롱과 음담패설이 빈번하게 이뤄져 왔습니다. 이에 본교 새내기 OT에서는 타임테이블의 자유게시판의 이용을 주의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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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몇 년간 이어진 여학생들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타임테이블’ 운영자는 일부 사용자의 탈퇴처리만을 진행해 왔습니다. 하지만 남학생들의 욕설과 성희롱은 멈추지 않았고, ‘놀이터’는 관리자의 개입 없이 유지되었습니다. 이에 이대생들과 타대 여학생들이 직접 ‘미러링’을 하고 나섰습니다. 여성혐오적 게시글의 대상을 남성으로 바꿔 게시한 것입니다. 그러자 그간 나타나지 않았던 운영자는 “이제 그만할 것”이라는 공지를 남겼습니다. 분노한 여학생들의 미러링이 거세지자, 관리자는 커뮤니티의 중지를 알렸습니다. 10년 가까이 이어진 혐오 발언에 이화인들을 비롯한 여학생들이 맞서 미러링을 한지 나흘만이었습니다.

◀ I N T ▶ 김아람(가명) (사회과학부 14)
타임테이블 사건은 여자와, 여자대학교에 대한 남성들의 멸시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건이라고 생각해요. ‘놀이터’에서의 비하 발언도 그렇지만 관리자가 조치를 취한 부분에 있어서 여자들의 미러링에만 엄한 잣대를 갖다 댄 것도 여성에 대한 일종의 폭력이고 차별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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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생들은 이화에 대한, 여성에 대한 편견에 맞서고 있습니다. 이화인들이 사회적 편견에 던지고 있는 무수한 돌멩이들이 여성혐오에 어떤 영향을 줄지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 EUBS 김우정입니다.


취재 : 김우정, 신희연
총편집 : 천예린, 조혜민
아나운서 : 천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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